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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나랑 만나고 싶어?"…"죽으려 했다" 고개 떨군 노인 : 네이트 뉴스
한눈에 보는 오늘 : 사회 - 뉴스 : \▲ 노인 (자료 사진) "죽으려고 마음도 먹었어요. 내가 왜 거기에 말려들었는지\…" 2024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7개월간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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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노리는 범죄, 왜 늘어나고만 있을까
"그 여자를 만나고 싶어서 3만 5천 원을 보냈어요"
임대주택에서 혼자 지내던 72세 어르신 A씨는 SNS에서 우연히 만남 주선 앱 광고를 보게 됩니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외로움이 컸던 그는 호기심에 3만 5천 원을 보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근처에 산다는 여성과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됐고, 상대는 만남을 위해 '인증료'와 '신용 점수' 명목으로 계속 소액을 요구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플랫폼 총감독'이라는 인물까지 등장해 "당신 때문에 시스템 오류가 났다"며 거액의 복구비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7개월에 걸쳐 A씨가 잃은 돈은 9,400만 원. 전직 경찰이었던 동생에게 겨우 털어놓고서야 신고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통계로 본 노인 범죄, 10년 새 80% 넘게 늘었다
이 사연은 특별한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최근 실태조사에 따르면 66세 이상 노인 중 최근 1년간 범죄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12.1%로, 노인 10명 중 1명꼴입니다.
유형별로는
- 재산 범죄 10.4%
- 폭력 범죄 2.4%
- 노인 학대 1.6%
로 나타났습니다.
법무부 통계로 보면 상황은 더 뚜렷합니다. 61세 이상 형법상 범죄 피해자 수는 2014년 9만 26명에서 2024년 16만 2,710명으로 10년 사이 80% 넘게 증가했습니다.
왜 노인이 표적이 되는가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경제력은 늘었지만 방어력은 그대로. 은퇴 후 축적한 자산과 연금으로 노년층의 경제적 여력이 커지면서, 오히려 사기범들에게는 매력적인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외로움과 자녀에 대한 미안함.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심리,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파고드는 수법이 많습니다. A씨의 사례처럼 정서적 빈틈을 노리는 경우입니다.
디지털 격차. SNS 사용률은 늘었지만 그 이면의 기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변호사는 새로운 투자 기법을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사기로 이어지는 사례가 잦다고 지적하면서, 인터넷에 익숙하다고 자신하는 노인일수록 오히려 방심하다가 걸려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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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대부분 '아는 사람'이었다
더 씁쓸한 대목은 가해자의 정체입니다. 노인 대상 재산 범죄 가해자의 78.4%가 지인이었고, 폭력 범죄는 가해자 전원이 아는 사람, 그중 절반 가까이가 친구나 이웃이었습니다.
노인 학대의 경우 가해자 비율이 가장 높은 쪽은 배우자나 자녀가 아니라 **간병인(55.1%)**이었습니다. 이어 배우자 17.3%, 친척 11.6%, 아들 7.8%, 딸 5.6%, 며느리 2.9% 순이었습니다. 독거노인이 늘면서 거동이 불편할 때 가족보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비중이 커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신고율은 16.7%뿐
가장 우려스러운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피해를 당한 노인 중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6.7%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자녀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 주변에 알려지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요양원에서 어머니가 간병인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한 자녀는, 얼굴에 멍이 든 걸 보고도 며칠 동안 어머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괜히 자식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았다"는 게 뒤늦게 들은 이유였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노인 범죄를 단순한 치안 문제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의 공백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친구·이웃과의 관계 만족도가 높고 배우자·자녀와의 관계가 좋은 노인일수록 범죄에 대한 두려움도 낮게 나타났습니다. 즉,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것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는 뜻입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노인학대방지법처럼 수사기관의 개입 절차, 가해자 처벌, 피해자 보호까지 체계적으로 규정한 별도의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대학교수는 범죄 예방 교육과 함께, 이웃들이 서로 살필 수 있는 촘촘한 연락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 있다면, 안부 전화 한 통이 생각보다 큰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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